자연의 철학자들 - 56회 못난 돌고 꽃이어라 전라북도 완주 시인 김용만
도시를 벗어나 삶이 자연이고 자연이 삶이 된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가공되지 않은 순정한 영상과 그들만의 통찰이 담긴 언어로 기록한 고품격 내추럴 휴먼다큐멘터리 자연의 철학자들인데요.
56회 못난 돌도 꽃이어라 편에서는 작은 꽃과 돌을 소중히 여기고 돌담을 쌓으며 세상을 배우는 시인 김용만씨의 삶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 돌에게 배운다!
전라북도 완주군 위봉산 자락의 한 산골 마을에는 키 낮은 돌담이 아름다운 집이 하나 있습니다.
바려견 소양이와 함께 사는 김용만씨는 몇 해 전부터 가지런히 낮은 돌담을 쌓고 수선화에 돌멩이 울타리를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마당 곳곳에 가득한 그의 정성 어린 손길로 그의 집에서는 텃밭의 쌈채소, 수선화 한 포기도 돌멩이 울타리 안에서 자라나고 있다고 하는데요.
돌이 황금보다 귀하고 소중하다는 용만씨는 예쁜 돌, 모난 돌 가리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돌담을 쌓다보면 둥근돌, 모난 돌, 큰 돌, 작은 돌 모구가 나름의 쓸모가 있다고 하는데요.
돌을 쌓으며 세상사는 일을 다시 배운다는 용만씨는 잘난 사람, 못난 사람 가리지 않고 함께 어우러져 사는 세상의 이치를 다시 깨닫고 있습니다.
◈ 그제야 보이더라!
어렸을 때부터 시인을 꿈꿔왔던 용만씨는 계간지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했습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현실에서 그는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시인이 아닌 노동자로 살았습니다.
작은 공장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며 가장의 무게를 오롯이 감내하며 30년을 보냈고 듣어 은퇴를 하루 앞둔 어느 날 그는 위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항암치료 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골 마을에서 투병생활을 하던 용만씨는 이전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던 존재들이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돌 하나, 꽃 하나가 그제야 보이기 시작한 것인데요.
자연속에서 배운 새로운 깨달음을 그날그날 일기로 기록하기 시작한 용만씨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꾸준히 적어간 일기는 곧 시가 되었습니다.
그는 자연이라는 스승의 가르침을 그저 받아 적기만 했더니 시가 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그는 가슴 속에만 간직했던 시심을 등단 30여 년 만에 첫 시집으로 펼쳐냈습니다.
◈ 엎드리는 삶!
한때 제지공장이었던 그의 집 마당은 온통 시멘트 바닥이었는데요.
갈라진 콘트리트 틈새에서 피어난 작고 앙증맞은 채송화는 뜨거운 태양 아래서도 굳건히 꽃을 피워내는 채송화를 보면 연약한 꽃에도 강인한 생명력이 있음을 깨달았는데요.
그는 채송화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마당의 콘크리트를 조금씩 걷어냈습니다.
자연의 꽃, 돌, 새 그들을 바라보며 자연스레 농부가 된 용만씨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자연 앞에 엎드리는 삶을 배웠습니다.
씨앗을 심고 새싹을 보며 땅을 위해 살게되면 의도하지 않아도 스스로 엎드리게 된다는 그는 돌을 쌓고 흙을 만지며 자연과 함께 낮아지는 삶을 살고 싶다고 합니다.
◈ 그대가 있어 꽃길이었네!
용만씨에게는 오랜 세월 힘이 되어준 영원한 내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그의 아내 허수자씨인데요. 젊은 시절 한 문학회에서 인연이 된 그녀는 아무것도 없는 용만씨와 믿음 하나로 결혼했습니다.
한평생 시집 하나 내지 못하는 그를 안타까워하고 기다려 준 아내를 위해 용만씨는 돌담을 두른 멋진 텃밭을 선물했습니다.
올해 은퇴를 앞둔 수자씨는 주말마다 내려와 텃밭을 가꾸고 오솔길을 거닐며 자연 속에서의 삶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요즘 수자씨는 바쁘게 살던 젊은 시절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자수를 배우며 조금씩 삶의 여유를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천 위에 꽃 한 포기만 수를 놓아도 작은 정원을 옮겨놓은 듯 뿌듯합니다.
하지만 실의 색이 몇 백가지가 되어도 자연의 색은 결코 따라갈 수 없다는 수자씨는 그렇게 조금씩 자연을 닮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도 낮은 자세로 돌담을 쌓으며 아내를 위한 텃밭을 가꾸는 용만씨는 은퇴를 앞둔 반려견 소양이와 함께할 소박한 나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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